소설 주인공 '아다다'는 백치에 벙어리이며 본래 이름은 '확실'이다. '확실'이라는 뚜렷한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벙어리라 제대로 말을 잘 못하여 "아다아다 아다..."라고만 하여, 누구나 그녀를 '아다다'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의 부모도 그녀를 '아다다'라 부르며, 자신조차도 '아다다'라 부르면 대답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아다다'의 아픔과 심성
아다다는 양반가문의 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치에 벙어리라는 성치 않은 조건이기에 그녀의 아버지는 먹여 살릴만한 재물과 함께 아다다를 가난한 집안으로 시집을 보낸다. 몹시도 가난하던 시집에서는 재물과 함께 시집온 아다다 덕분에 먹고살만하게 되니 시부모와 남편 또한 아다다의 실수와 허물도 덮어주기도 하며 아끼고 사랑해 주었다. 그렇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그녀와 함께 시집온 재물 또한 생활의 밑거름이 되어 여유로운 형편이 되니, 남편은 점점 벙어리인 아내가 미워진다. 이 사실을 알고 시아버지는 남편을 타이르지만 남편을 집을 나가고 뜻밖의 큰돈을 벌게 된다. 돈을 손에 쥔 남편에게는 무수한 여자들이 따르고 그중 맘에 드는 여자를 들여 아내로 맞이한다. 명민하고 인자한 새 며느리가 집에 들어오자 아다다를 아끼던 시부모의 마음도 변하기 시작한다. 남편은 아다다 에게 매질을 하고, 시부모에게도 외면받는 처지가 되어 결혼 5년 만에 시집에서 쫓겨나 친정으로 돌아오게 된다.
친정으로 돌아왔으나 친정어머니는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에 아다다에게 꾸짖고 매질을 한다. 아다다는 전 남편의 매질보다는 덜했으나 친정어머니의 매질 또한 참기 어렵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천치에 가까운 아다다는 몸을 아끼지 않고 무엇이건 노력하는 성격인지라 집안일도 열심히 돕고 싶다. 하지만 몸이 변변치 못하고 실수가 많아 장독을 깨거나 사고를 치기 일쑤였고,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시집으로 돌아가라며 그녀에게 매질을 한다. 그날도 어머니를 돕겠다는 생각으로 된장독을 혼자서 옮기며 애쓰다가 된장독을 깨고, 이를 본 어머니는 여느 때처럼 아다다에게 뒈지라며 꾸중하고, 아다다는 어머니의 매를 피해 집을 나온다.
새로운 시작과 끝
집을 나온 아다다는 평소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수롱이의 집으로 향한다. 서른이 넘은 나이의 노총각 수롱이는 부모 동생조차 없는 데다가 결혼은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이다. 수롱이는 비록 벙어리일 망정 양반댁 딸에 착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아다다를 마음에 두고 있다. 아다다와 혼인을 한다면 혼인에 드는 비용도 아낄 수 있고 아들 딸 낳고 가정을 꾸려서 착실히 일하면 그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수롱이의 집을 찾은 아다다는 수롱과 하룻밤을 보내고 부부가 된다.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주변의 눈을 피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자리를 잡기로 하고 신미도라는 섬을 찾아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수롱은 앞으로의 삶을 위해 결혼 전까지 모아놓은 돈을 그녀 앞에 꺼내 놓으며 밭을 사서 농사일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돈을 본 그녀의 표정은 굳어진다. 없던 돈이 생기자 전 남편과 시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기억을 가진 아다다에게 돈은 행복을 빼앗아가고 고통과 불행을 안겨주는 불결한 것이었다.
아다다는 수롱이가 잠든 새벽에 그가 모아놓은 돈을 들고 바다로 나가 바다 위로 훨훨 날려 보낸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불행과 한을 날려 보내는 듯 춤이라도 출 듯이 홀가분한 마음이다.
그때 저 멀리 수롱이가 미친 듯이 달려오고 바다 위로 보이는 돈을 행해 물속에 뛰어들어 보지만 파도를 타고 넘실넘실 넘어가는 돈을 잡을 수는 없다. 돈을 잃은 그는 정신 빠진 사람 마냥 바다를 바라보다가 벌벌 떨고 있는 아다다를 사정없이 발로 차고, 해안가 진흙에 떨어진 그녀를 다시 한번 발길로 걷어차버린다. 그녀는 해안가 언덕을 굴러 바닷속으로 빠지고 몇 번이나 물 위로 솟구쳐 올랐으나 곧 그녀는 물속깊이 잠겨버린다.
아다다의 안타까운 삶
수롱이와 함께 앞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들어 줄수도 있는 돈을 바다로 다 날려버리고, 목숨까지 잃게 되는 그녀의 인생이 너무 안타깝다. 전남편과의 불행했던 기억을 만들어 준 것이 돈이었지만, 반면 행복했던 시절이 있게 한 것도 돈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 글을 읽는 내내 불쌍한 아다다가 수롱이와 함께 행복한 결말을 이루기를 바랬었는데 내가 바라는 대로 결말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결말은 돈과 행복이 가지는 의미와 양면성, 인간의 본능과 욕심에 고심케 해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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