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늦은 점심식사와 함께 약간의 보드카를 마신 명덕은 근처 카페 야외테라스에 앉아 콜라를 마시며 술이 깨기를 기다리다가 딸 다영에게 전화를 건다. 다큐멘터리 방송을 제작하는 일을 하는 다영은 그날 촬영이 있어 여주에 있다고 했다. 여주는 마침 그가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고, 그는 다영과 그녀의 일행에게 저녁을 사겠다고 하였다. 다영은 그들의 숙소인 펜션에서 식당을 같이 하고 있으니 그곳에서 저녁을 사달라고 하였고, 명덕은 그곳으로 향한다.
어색하고 서먹한 부녀사이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는과정에서 식사한 사람이 5명인데 왜 6명의 밥값을 받는 것 이냐며 다영과 식당주인 사이에 시비가 생기고, 명덕은 자기가 정리하겠다며 다영을 먼저 내보낸다. 명덕은 시비가 붙을 정도의 큰 일도 아닌 것에 대해 화내는 다영을 보고, 아내와는 닮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 명덕은 처음이고 한번이니까 그냥 넘어가도 괜찮다고 하지만 다영은 한 번이면 괜찮다는 것에 대하여 다른 의견을 가진다.
다영은 하늘에 떠있는 낮달을 보며 세식구가 함께 간 용두산에서 찍은 사진 이야기를 꺼내며, 그때 사진에 찍힌 것이 UFO 인지 아닌지를 묻지만 명덕은 '모르는 영역이라' 답하고, 다영은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난 엄마가 이해된다며 이것도 '모르는 영역'이라며 자리를 일어난다.
이렇게 두사람은 생각하는 바에 차이가 있고 어깨를 쓰다듬는 정도의 스킨십에도 서로 어색할 정도로 서먹하기만 하다. 명덕은 어색한 스킨십을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인정하기도 한다.
명덕은 그만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마음을 갖다가 다영이 둘러볼 만한곳으로 추천한 저수지로 향하고, 그곳의 풍경에 다영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려 한다. 명덕은 저수지를 산책하다가 일행중 하나인 동수의 권유로 그들과 함께 펜션에 묵으며 술자리를 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해장까지 하기로 약속한다.
그렇게 다영은 명덕이 묵을 방으로 그를 안내하는데, 명덕에게는 다영의 말투나 행동이 다소 퉁명스럽게 느껴져 서운하기만 하다. 서운함 마음에 명덕은 함께하기로 한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그냥 잠자리에 든다.
딸의 말에 눈물흘리는 아빠
다음날 명덕이 숙소를 떠나려 하는데 다영은 '아빠는 먹다 남긴 건 절대 다시 안먹는다'는 예전에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아빠를 위해 버스를 타고 멀리까지 나가 안주까지 사 왔다며, 어제 아빠와 함께 하지 못한 술자리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제 대화 중에 아빠가 자신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이 좋았다는 이야기 한다.
그 말은 듣던 명덕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차에 오른 명덕은 차창을 통해 어제보다 살이 오른 초승달을 바라보며 펜션 주차장을 나온다.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이야기 속의 명덕과 다영은 중재자로써의 역할을 해줄 엄마가 없는 부녀사이이다. 명덕의 딸인 다영은 성인이고, 명덕과 떨어져 지낸 시간도 꽤 오래된 듯하다. 소설의 제목인 '모르는 영역'은 어떠한 보통의 관계 속에서도 충분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명덕과 다영의 부녀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함으로써 두사람의 관계를 더욱더 공감하게 해 주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도 한다. 비록 완벽한 한공간에서 함께 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공간을 공유하며 그들이 함께한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은 두 사람이 서로를 생각할 수 있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진정한 소통과 마음의 교감을 갖고자 한다면,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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