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따라기란 뱃사람들의 애환을 담은 평안도 지방에서 내려오는 민요를 말한다. 작자는 평양성에서의 봄 하늘을 보면 봄기운에 취해 감탄하다가 누군가가 기가 막히게 부르는 배따라기를 듣게 된다. 영유에서 들었던 잊히지 않는 영유 배따라기이다. 부르는 자가 누구인지 궁금하여 그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가 배따라기를 부르는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배따라기의 주인공은 많은 고생을 하였으나 순진한 성격을 가진듯한 모습이었고, 작자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여 묻고, 그는 그의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따라기 주인공의 사연
그의 고향은 영유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어촌마을이다. 영유는 유명한 배따라기가 전해 내려오는 지역으로 위치는 정확하지 않으나, 황해안에서 가까운 마을 또는 도시로 추측된다. 그와 그의 아우는 부모님은 일찍 여의였으나 재산도 어느 정도 있었고, 배따라기도 잘 불러서 고향마을에선 꽤나 유명했다고 한다.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아온듯하다.
그와 아우는 모두 결혼하여 지내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어촌마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아내의 빼어난 외모와 친근한 성격은 그로 하여금 주변 마을 남자들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할 정도이다. 특히 말끔한 외모를 가진 그의 아우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아내에게 질투하여 아내를 못살게 굴기도 한다. 언제 가는 아우가 영유에 드나들며 첩을 얻어 산다는 소문이 들리고, 이에 아내가 그에게 아우를 나무라지 않는다며 보채는 일이 있고 나서는 더욱 아내와 아우와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어느 날 그는 아내에게 선물하려고 시장에서 거울을 사서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열어보았다. 방안에서는 아내와 아우가 함께 있는데, 둘 다 옷매무새가 예사롭지 않고 의심을 살만한 듯한 광경을 하고 있다. 이에 아우는 방안에 쥐가 들어 쥐를 잡느라고 이러고 있다고 상황 설명을 하지만 평소 의심의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에게 아우의 설명은 변명거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결국 집에서 두 사람을 쫓아낸다. 저녁이 되고 방 안에서 성냥을 찾다가 옷뭉치에서 쥐를 발견하고, 아우의 설명이 거짓이 아니고 본인이 오해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그의 아내는 바다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아우는 마을을 떠나 버린다.
그 후로 그도 아우를 찾아 고향을 떠난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어느 날 죽을뻔한 일을 겪게 되고, 그를 돌봐주던 아우의 모습을 잠시 볼 수 있었다. 아우는 "그저 운명이었다"는 말만 남긴 채 또다시 떠나갔으며, 그는 아직 아우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고 있다. 그는 그렇게 배따라기를 부르며 정처없이 아우를 찾아 다니고 있다.
작가의 친절한 배려를 느낀다.
형이 아내와 동생사이를 의심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고, 형은 자기의 의심이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한탄하며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는 그냥 그런 이야기 일수도 있다. 하지만 도입부에서 써 내려가는 평양성에서의 봄의 풍경에 대한 묘사는 자연스럽게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하게 만든다. 또한 황해에 내리는 영유에서의 일몰의 극적인 표현은 작자가 영유 배따라기 잊지 못하는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배따라기 주인의 이야기는 중간쯤에 가면 결말이 짐작되기도 하지만 차분하게 그의 이야기를 듣도록 해준다. 이야기를 마친 후 그가 떠난 자리까지 표현해 주는 작자의 배려는 독자로 하여금 아쉬움과 잔잔한 여운을 가지도록 한다.
작품설명
소설의 제목인 배따라기는 평안도 지방의 민요인 배따라기에서 가져온 것이다.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유미주의, 낭만주의 경향의 작품으로 구어체에 가까운 문체를 사용하며 방언과 비어를 사용하고 사실감과 하층민의 생활상을 드러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작품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사실적인 느낌을 가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문학사적 의의가 있는 작품으로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쓰인 의도된 작품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다룬 소설이다.
작자설명
김동인(1900~1951)은 주요한과 전영택 등과 함께 한국 근대문학사 최초의 전문동인지라는 의미를 갖는 "창조"를 창간한다. 그는 창조에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면서 작가생활을 시작하고 예술지상주의를 표방하며 순수문학의 길을 걷는다. 오늘날 김동인은 한국문학사에서 대표적인 순수문학자 이면서 단편소설의 완성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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