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의 단편과 5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단편소설집
각각의 이야기 들은 발생할 수 있는 사회의 다소 어두운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내적인 갈등에 대해 표현하고, 결말에 대해서는 책의 제목처럼 정말 무슨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른 채 독자가 상상해야 하는 피곤함과 재미를 준다.
깊게 분석하고 파헤치려 하면 너무 피곤하고, 그럴만한 자질도 없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며, 그냥 이런 이야기도 있겠구나 하며, 전체 이야기 중 몇 개만 정리해 놓으려 한다.
「악어」 : 목소리를 잃은 남자는 "입을 벌린 채 죽은 악어" 가 된 것인가?
몸이 많이 아프던 한 남자가 변성기를 겪고 최고의 목소리를 갖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는 목소리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고 가수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공연을 하는 밴드에서 눈에 띄는 보컬을 만난 후 남자는 목소리를 잃게 되고 사라진다. 그 후 입을 벌린 채로 죽은 악어 한 마리만 남게 되는데 그 악어가 동물원에 박제된 후 밤마다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오곤 했다.
「아이스크림」 '피곤한 시대' 에 좋은 게 좋은 건 아닐까?
IMF로 경제가 좋지 못한 시기에 과대포장으로 값비싼 ‘미츠’라는 아이스크림을 자주 사 먹는 부부는 평소와 다르게 기름 냄새가 난다며 신고 전화를 한다. ‘미츠’를 만드는 회사의 담당부서의 부장이라는 사람이 직접 부부의 집에 방문해서, 문제의 아이스크림을 계속 먹어보지만, 정확한 판별은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과를 하고 제품 중 비싼 상품 몇 개를 더 주고 돌아간다.
「퀴즈쇼」 주인공이 은이와 함께 하길 바란다.
주인공은 퀴즈쇼에 나가 중학교 시절 동창 은이를 만나게 된다. 은이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였지만 연쇄살인마에 의한 사건으로 인해 가족들을 모두 잃고, 스무 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의 재산을 물려받고 큰집에 혼자 살고 있다. 은이는 사고의 후유증으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했고, 용기 내어 나가더라도 버스 정류장에서 돌아오는 등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을 집에 초대하고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마코토」 죽은사람을 대신하는 헷갈리는 산 사람
지영은 국문학 대학원에 입학후 만난 마코토를 짝사랑하게 되지만, 현주라는 아이 때문에 마코토를 포기한다. 현주는 뇌종양 수술 중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 듣게 된 지영은 일본에서 마코토를 만나게 된다. 지영의 이름도 헷갈려했던 마코토와 지영은 현주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채 대화를 하다가 키스를 하게 된다.
「로봇」 : ‘로봇3원칙’을 지키지 못할 것을 알기에 떠난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아름다운 눈을 가진 한 남자는 수경이 일하는 곳까지 찾아와 시간을 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고 그들은 만나게 된다. 그 남자는 만나서 로봇 이야기만 하다가 자신이 진짜 로봇이라고 한다. 그들은 잠자리를 갖게 되고 몇 번의 만남을 이어가던 중 수경은 남자에게 사랑한다고 하자 ‘로봇 3원칙’에 대해 이야기하며 떠난다.
「여행」 과거 연인에 대한 미련, 지금 현실에 대한 욕심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수진은 전 애인인 한선에게 결혼소식을 알리기 위해 연락을 한 후 만나게 된다. 한선은 수진에게 여행을 가자고 하고 납치하듯 동해 바다로 끌고간다. 바다가에서 이야기를 하다 한 어부를 만나게 되고, 그 후 한선은 어부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한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수진은 한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며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로 올라간다.
「조」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의 사회적 부조리를 이야기 하는 것인지
등장인물을 이름이 아닌 '성'으로만 지칭한다. 백회점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을 성적으로 묘사하는 '조'는 경찰이다. 조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친 한 여성을 잡고, 경찰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그 여성이 훔친 시계를 자기가 취한다. 그리고 그 시계를 자신이 좋아하는 백화점 시계 매장 직원인 '정'에게 보낸다. 그 일이 밝혀져 '조'는 체포되지만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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