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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혜-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

by 즐하 2023. 1. 31.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일 때 참관수업에서 아이들의 학부형으로 만난  3명의 엄마가 그 이후로도 우정을 이어온다. 그녀들 중 막내인 미예는 2주전 홀아버지를 잃지만, 코로나로 인해 황망한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수라는 어느덧 고1이 된 아이들의 중간고사 일정으로 더 늦으면 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그전에 미예를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그녀들의  모임을 주선한다. 그녀들은 만나 파주의 장어집에서 식사를 하고 베이커리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 감염전 그녀들의 관계

그녀들은 아이들의 초등학교 1학년 참관수업에서 처음 만났고, 그해 가을운동회 뒤풀이 모임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그녀들은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수라는 의류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본인이 디자이너로써의 센스가 떨어지는 것을 느껴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핑계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하고, 공부에 미련이 있던 미예는 방통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가 초등학교 생활에 적을 할 때쯤 대학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수라는 세련된 옷차림에 남다른 분위기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았고, 미예는 첫인상을 별로여서 친해질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세 사람은 서로 친해진다.

그때부터 그녀들은 일주일에 한번씩은 인문, 역사, 답사, 탐방 같은 모임의 주제를 정하고 만났고, 이를 실행하기 가깝기도 하고 넓은 카페나 식당이 많아 모임을 하기에 좋은 파주로 자주 갔다. 그런데 그녀들이 파주에 가면 날이 꼭 흐렸다.

 

코로나 감염후 그녀들의 갈등

장어집에서 만나고 이틀 후 이른 시간에 수라의 남편이 코로나 양성통보를 받았다는 수라의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수라는 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단톡방에 글을 남기지만 미예는 단톡방을 나가버린다. 미예는 수라가 수라의 남편이 지난주에 방역수칙을 어기고 몰래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왔으며 감기기운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러면 우리를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원에게 수라를 원망한다.

 

수라와 수라의 남편, 미예와 미예의 아들은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게 되고, 지원의 가족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지만, 지원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2주간의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지원의 남편과 아들은 시어머니의 집으로 가고 지원은 격리생활을 위해 홀로 집에 남는다.

 

집에 홀로남은 지원은 고립감과 공포감을 시달리다가 예전에 미예가 챙겨준 신경안정제를 삼키고 소파에 눕지만, 십육년전 아이를 낳고 고립감을 느끼던 산부인과 회복실에서의 기억에서부터 여태까지 아이를 키우며 있었던 여러 일들이 떠오른다.

 

수라는 혼자 집에 있는 딸을 걱정하고, 코로나 감염에 대하여 화내며 쏘아붙이며 전화를 끊어버린 미예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지원에게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애들이 열 살 때 수라와 지원의 아이들에게 미예의 아들이 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미예와 미예의 아들이 무섭다며 지원에게 하소연한다. 그래도 지원은 미예의 다정했던 행동을 이야기해 주며 수라의 마음을 다독인다.

 

너무 추워 잠에서 깨어나 체온을 재보니 체온계는 38.8 이라는 숫자를 나타낸다. 너무 추워 옷장문을 열어보니 늦가을이 되면  숲으로 함께 산책을 가서 입으려고 뜨개질로 뜨던 카디건이 보인다. 그때는 흐린 날씨를 피하려면 파주만 아니면 된다라며 그녀들만의 농담을 하고 웃기도 하였었다. 지원은 만들다만 카디건을 걸치고 거실로 돌아온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짜 이름

지원은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는 몸만 병들게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관계를 고립시키고 겁쟁이로 만들고 서로를 경멸하게 만든다며 이 바이러스의 진짜 이름을 따로 있는 거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 소설은 코로나의 감염자나 피감염자 모두 죄인이라도 된듯한 취급을 받던 시기에  친하게 지내던 세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사람 간의 접촉으로 인해 퍼져가는 감염병인 코로나가 단순히 육체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 아니라 절친한 사이의 인간관계까지도 깨뜨려 버릴 수 있는 다른 의미의 바이러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어제부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다. 아직도 진행 중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 지긋지긋한 팬데믹 상황도 이제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가는 듯하다. COVID-19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그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를 받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했다. 기회를 얻었다고 착각했던 일부의 사람들은 다시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했다.앞으로도 이러한 팬데믹과 같은 상황은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들 전하고 있다. 또한 매체에서는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미세플라스틱과 온갖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등의 내용을 전달하며 비관적인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  행복하고 희망적인 시절은 오지 않을것인지 진짜 미래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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