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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메밀꽃 필 무렵

by 즐하 2023. 1. 8.

이야기의 줄거리 

허생원과 조선달은 여기저기 장터를 함께 따라다니는 장돌뱅이 동업자이다. 여름날 봉평장을 찾은 이 두 사람은 장사를 시작하지만 여름 장터라는 데가 애당초 장사가 잘 되기는 그른 곳이라 파리만 날리는 장사를 거두고 술을 마시러 충줏집을 향한다.

 

충줏집을 찾은 허생원은 그곳에서 어린 장돌뱅이인 동이가 충줏집에게 수작을 거는 것을 보고 어린 녀석이 꼴사납다며 화를 내고, 따귀까지 때리고 아비어미 운운하며 화를 낸다. 이에 어린 동이는 허생원에게  맞서지 않으며 술집을 나가고, 그러한 동이의 모습을 본 허생원은 도리어 측은한 마음이 든다. 술잔을 들이키며 거나해진 허생원은 동이의 일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이는 허생원의 당나귀가 야단이 났다며 황급히 허생원을 찾아오고, 허생원은 마시던 술잔을 던지고 충줏집을 뛰쳐나간다. 허생원은 분명 장터 아이들의 장난이라는 생각하고, 나귀를 못살게 구는 녀석들을 혼내주려는 마음으로 나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허생원의 나귀는 허생원과 반평생을 함께한 늙은 나귀이다. 원래 늙어서 볼품 없이 초라한 데다가 흥분까지 하여 굴레와 안장이 벗어진 모습은 더욱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이를 본 허생원은 아이들에게 호령을 치지만, 허생원의 늙은 나귀가 암나귀를 보고 스스로 발정이 나서 흥분한 것이지 녀석들은 자신들이 어찌한 건이 아니라며 깔깔대고 비웃으며 도망간다.

허생원과 조선달은 녀석들과의 실갱이를 뒤로하고 나귀를 추스르며 다음 장터로 나설 준비를 하고, 동이를 포함한 세 사람은 함께 동행하여 길을 떠나게 된다.

 

허생원은 잊을수 없는 봉평에서의 인연이 있다. 조선달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이지만, 허생원은 달밤에는 이런 이야기가 어울린다며 그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처럼 덥고 달이 밝은 여름날 밤에 허생원은 봉평 메밀밭 개울가로 목욕을 하러 나선다. 봉평의 개울가는 온통 메밀꽃으로 가득하여 옷을 벗어 놓으려 물방앗간으로 들어가는데, 거기에는 울고 있는 성서방댁 처녀가 있다. 울고 있는 처녀의 모습에 정이 끌린 허생원은 처녀와 하룻밤 인연이 된다. 그런데 다음날 처녀는 제천으로 떠났다고 하고, 허생원은 제천을 몇 번이나 뒤졌으나 처녀를 찾지 못하고 여태껏 잊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산길을 벗어나 큰길로 접어들고, 두 사람은 충줏집에서 있던 일로 오해를 풀려고 동이에게 말을 건내고, 동이는 자신의 가정사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버지는 없고, 달도 차지 않은 아이를 낳고 쫓겨난 어머니는 갖은 고초를 겪으면 살았다고 한다.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개울을 건너며, 동이 어머니의 친정이 봉평이라는 이야기에 허생원은 동이가 자신의 아들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는지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게 된다.

허생원은 동이의 등에 업혀 개울을 건너고, 내일 대화에서의 장을 보고는 제천으로 향하기로 한다.

나귀의 채찍을 들고 있는 동이의 손이 자신처럼 왼손임을 보게 된다.

 

 

메밀꽃 핀 여름날의 달밤

작품 속의 공간적이며 시간적 배경 중 하나인. '메밀꽃 핀 여름날의 달밤'은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 하룻밤 남녀 간의 추억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날의 기억을 소환하여 회상하게 하면서 허생원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찌 보면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이라기보다는 그날밤의 실수로 인해 겪은 세 사람의 불행의 이야기 일수 도 있다. 하지만 허생원에게 그날의 일은 좋은 추억이고 잊지 못하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행스럽게도 허생원은 동이를 만났고 앞으로 동이의 어머니와도 재화 하여 세 식구가 함께 잘 살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메밀꽃이 핀  들녘에 비친 밝은 달빛은 온 세상을 밝고 하얗게 만들고, 현실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환상적인 광경을 상상하게 한다. 이 환상적인 광경은 이들 세 식구가 앞으로 살아갈 행복한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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