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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 왼손

by 즐하 2022. 12. 30.

본성에 충실하여 주체할 수 없는 왼손

아침에 일어나 욕실에서 면도를 하다 얼굴에 상처가 나고, 왼손이  상처가 난 뺨을 어루만진다. 그때부터 의지와 상관없이 왼손이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회사에서는 잔소리하는 신 부장 쪽으로 왼손이 향하고 신 부장의 입을 틀어막는다. 오른손으로 왼손을 저지하려 하였지만 이미 소용이 없다. 입사동기 최대리가 저지하고, 청원경찰이 그를 메다꽂고 나서야 왼손이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일찍 퇴근을 하는 중 우연히 버스 창문을 통해 대학시절 좋아하던 선혜를 보게 되고, 왼손이 알아서 하차벨을 눌러 버스에서 내리게 된다. 인사를 나누고 다시 집에 가려고 하지만 왼손이 선혜의 뺨을 만지고, 그는 그날 집에 들어가지 않고 선혜와 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왼손은 내면의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상식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주체가 되지 않는 왼손을 구속해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회사에서 쉬고 오라는 말을 듣고 선혜를 만나지만 마음대로 움직이는 왼손이 그의 코뼈를 때린다. 병원에 다녀온 후 선혜를 찾아가지만 왼손이 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그녀 또한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커터칼을 그의 왼쪽 어깨에 내리꽂는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게 되고, 일밖에 모르는 남편, 육아에 대한 불만등 결혼 생활에 대한 불행함을 이제 더 이상이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아내가 나간 후 그는 왼손과의 사투를 벌이고 끝내 목숨을 잃고 만다.

 

인물의 성격, 상황

● 이성진(주인공) : 어느 순간부터 왼손이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회사에서는 상사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대학시절 좋아하는 사이였던 선혜를 만나고 바람까지 피우게 하고, 자신에게 폭력을 가해 결국 목숨까지 잃고 만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바르고 착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본모습, 내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숨기고 살다가 터져버리는 인물로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 아내 : 이성진의 아내로 집안일을 하며 아이를 키운다. 남편의 옷에서 나는 향수 냄새로 그의 바람을 알아차리고 평소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던 결혼생활을 끝내려고 한다.
● 신 부장 : 이성진의 회사 상사로 성질이 좋지 못하고 거의 모든 직원들과의 마찰이 있다.
● 선혜 : 바람피운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기로 했지만 가게에서 일을 하던 중  대학시절 자신을 좋아했던 이성진을 만나게 되고 사랑을 나누지만 그의 이상한 행동들로 인해 거부감을 갖게 된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인간의 내면적 욕구

마음대로 움직이는 왼손은 인간의 본성, 욕망, 감정 등을 나타내고 그런 왼손을 억제하려는 오른손은 인간의 이성적인 모습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는 손을 통해 하고 싶은 행동과 해야 하는 행동의 차이를 보여주며 인간이 숨기고 살아가는 본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이다.

잔소리하는 상사를 보면 그 입을 틀어막고 싶고, 맘에 있는 이성에게 다가가고 싶은 것은 누구가 가진 욕구이다. 거창하게 내면의 본성이라고 말할 것까지도 없다.

마지막 자기의 목숨을 거두게 하는 장면은 인간 스스로에 대한 분노의 표출과 너무 힘들 때 삶을 포기하고 싶은 인간의 내면적 욕구를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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