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레터
B여사는 C여학교의 기숙사 사감을 하고 있다. 주근깨 투성이의 얼굴에 주름 잡히고 벗겨진 이마는 그녀의 매력없는 외모를 보여준다. 거기다가 딱딱한 성격에 돋보기 너머로 보이는 쌀쌀한 눈빛은 기숙생 들도 몸서리치게 할만큼 엄격하고 매섭다.
유명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여학생이 많기도한 C여학교의 기숙사에는 하루에도 몇 통씩의 러브레터가 날아들어 온다. 하지만 그녀는 이 "러브레터"를 너무 싫어한다. 기숙생에게 오는 편지는 그녀의 손을 거치게 되고, '러브레터'를 받는 기숙생은 사감실로 불려 와 온갖 괴롭힘과 문초를 당한다. 그녀는 '남자는 믿지 못할 존재' , '여자를 잡아먹는 마귀'라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남자에 대한 극도의 혐오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어느날 깊은 밤부터 가숙사에는 난데없이 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우연히 한방에서 함께 잠이 깬 세 학생은 이 괴상한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간드러지는 여자의 목소리와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정열로 가득한 남자의 목소리, 그들 간의 낯 뜨거운 대화까지 뚜렷하게 들린다. 호기심 가득한 세 학생은 분명히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수작을 부리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 광경을 보기 위해 괴상한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한다.
괴상한 소리가 나는 곳은 뜻밖에도 사감실 이었고, 세 학생은 B사감이 기숙사로 온 러브레터를 보며 홀로 연기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다들 놀라며 한 학생은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린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글 초반에 작가는 B사감의 외모와 성격에 대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세밀한 묘사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B사감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딱 부러지는 인물로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이렇게 B사감에 대한 과도할 정도의 세밀한 묘사는 이야기의 민망한 마무리 부분에서 충분한 반전의 효과를 이루어 내는 것 같다.
한 사람이 내면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방어의 수단으로 선택한 위선이 짠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공감가는 이야기이다. 만약 내가 민망한 광경을 연출해햐 한다면, 절대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술 권하는 사회
혼인을 한지도 7-8년이 되었건만 아내는 남편과 산 시간이 1년 남짓이다. 남편은 동경까지 가서 공부하느라 같이 산 시간보다 따로 산 시간이 더 길다. 하지만 아내는 중한 공부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애쓰며 살고 있다. 가끔가끔 들르는 친척의 비단옷과 금지환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남편이 공부만 마치고 돌아오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며 남편을 기다린다. 어느덧 공부를 마친 남편이 돌아오지만, 공부한 남편이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행동하며, 심지어 돈벌이도 하지 않아 딱히 살림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 아내는 큰일 하려나 보다 하면서 묵묵히 기다려 본다. 남편도 무언가 해보고는 있지만 잘 되지는 않는 듯하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술을 마시고 오는 일이 잦아진다. 남편에 대한 걱정으로 아내는 누가 그리 술을 권하느냐 묻고, 남편은 명예싸움, 지위싸움이나 하는 사람들과 진정 나라를 위하는 이가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개탄스러워하며,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한다.
뜬금없이 드는 생각
힘들다고 술에 취해 죄절하지 말고,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하며 힘내야 한다. 나도 불만이 없는 세상에서 한번 살아봐야 하지 않겠나?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주는 사회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존재할 수 없다. 처해 있는 상황과 처지, 생각하는 바가 모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회구조의 모양이 피라미드 형태라고 한다면 구성원이 어느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지에 따라 불만의 크기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모두는 좀 더 높은 곳에 자리 잡기 위해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불공정하고 불공평하고는 우선 먼저 자리부터 잡고 나서 따져보는 게 더 영리한 것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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